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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 하이파이브 2026 후기 -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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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팀원들과 원티드 하이파이브 2026 Makers day에 참여했다. 2년 전에도 같은 행사에 8명 전부 동일한 멤버로 참여했었다. 이 날을 마지막으로 나를 포함한 4명이 퇴사하게 되면서 어쩌면 8명이 모이는 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특별한 날이었다. 모두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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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컨퍼런스의 화두는 단연 AI였다. 24개 세션중에서 AI가 제목에 언급된 세션이 11개였다. 세션 설명에 AI가 포함된 사례까지 합하면 16개에 달했다. 나는 마지막 타임에 UX design 트랙을 수강했고 나머지는 모두 Tech 트랙에 참여했는데, 6개 세션 모두가 AI와 관련된 주제였던터라 열풍을 더 크게 체감할 수 있었다.

토스는 이번에도 가장 기대되는 세션이었고 역시나 기대에 부응해주었다. 토스에서 모든 개발자들은 의사결정권을 갖는 메이커가 되고 이들의 의사결정권을 존중하기 위해서 수평문화를 유지한다. 물론 효율적인 조직 운용을 위해서 리더가 존재하긴 하지만 리더는 메이커들의 보고를 받지 않는다. 리더는 구성원들의 성장과 동기부여를 돕는 플레잉 코치 역할에 가깝다. 꽤 합리적인 방식으로 느껴졌다. 개발자가 몰입해서 스스로 시간을 갈아넣고 생산물을 산출해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게 주인의식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후죽순 생겨나는 Skill들을 전사 차원에서 잘 재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시스템이 흥미로웠다. 기존의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에서 해당 스킬이 잘 동작하는지 테스트하고 전사에 즉각적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작은 조직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것들을 실천하고 있는 게 너무 부러웠다. 그러면서도 우리같은 규모의 조직에서는 못 했다고 자책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티드랩에서는 기업 내 에이전트 플랫폼을 직접 만들면서 운용한 후기를 들려주었다. 여기서 LLM, RAG, Agent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LLM은 사전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에게 질의하는 단순한 형태고, RAG은 LLM에게 Context 주입 및 검색 파이프라인이 주어진 형태이며, Agent는 각종 Tool을 써서 좀 더 능동적인 Action을 취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원티드랩은 수년 전 LLM 단계 때 부터 직접 구축 및 운용해오며 노하우를 쌓아둔 것 같았다. 그러면서 같은 Agent Platform이지만 개인적으로 활용될 때(Claude Code 등)와 조직내에서 운용될 때의 차이를 소개해주었다. 이를테면 사내에서 운용되는 플랫폼은 에이전트의 추론 과정 및 근거가 훨씬 명료해야 한다. AI 산출물에 대한 최종 책임자는 실무자이기 때문에 실무자가 에이전트의 추론 과정 및 근거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적으로 Claude Code보다 특화되어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원티드랩에서 구성원들간 AI 산출물을 공유하고 장려하는 문화도 유용해보였다. 단순히 내가 만든 무언가를 Slack에 자랑하고 공유하는것만으로는 사내 전파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공유도 인사고과에 실적으로 반영되도록 회사 시스템을 개편했더니 훨씬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공유되는 장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Slack에 뭔가를 공유했는데 반응이 시원찮았던 경우 다들 있을 것 같은데,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배휘동, 임동준 님의 세션에서는 왜 눈사람을 부수지 않는가라는 글과 함께 에이전트에게 존댓말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존댓말? 좀 충격이었다. 연사가 "에이전트에게 욕 해보신 분들 계신가요?" 했을 때 민망한 웃음을 지어보여야만 했으니까. 나는 평소 혼자있을 때도 가끔 욕을 중얼거릴 때가 있다. 다행히도 이런 게 아직까진 일상에서 표출된 적이 없긴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보장할 수는 없을 테니까. 별 거 아닌 행동들이 쌓여서 태도가 만들어진다. 에이전트에게 존댓말 하는 것 부터 실천해볼까 한다.

이정영님의 세션도 너무 좋았다. 마지막에 내가 디자인 트랙을 선택한 이유는 훌륭한 사람의 귀중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들어보고 싶다는 기대였는데, 잘 들어 맞았다. 연사는 디자이너 혹은 개발자라는 직업에 얽메이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사고해서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웹/모바일/인터랙티브 디자이너같은 직업으로서의 '나'만 인식하면 그 경계 너머의 것을 보기가 어렵다. 회사가 요구하는 테두리안에 나를 가둬둘 수 밖에 없다. 근데 그 경계를 허물고 다양하게 활동하고 고민하다 보면 본질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사내에서도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까지 끌어와서 몰입해보고, 사이드 프로젝트에도 열중하면서 성취 및 성과를 누려보다가 아티스트라는 본질을 찾았다고 연사는 말한다.

AI 시대를 맞아 많은 직군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와중에 유익한 강연이었다. 결국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해보는 수밖에 없다. 다만 편견을 내려놓아야 한다. 지금은 웹 프론트엔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차차 소프트웨어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백엔드는 언제나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고, 업무 프로세스나 효율성에 집착하는 면이 있어서 PM이나 DevOps적인 측면도 지닌 것 같다. 네트워크도 더 깊게 공부해두고 싶은 영역이다. 그러면서 전문성도 놓치면 안 된다. T자형 인재. 할 일이 많구나!


  • 이정영 연사가 논리를 전개해가는 과정같은 게 철학자 같다고 내심 생각했다. 멋졌다.
  • 한재엽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연예인 본 것 같았다. 수년 전에 Jbee 블로그 템플릿으로 블로그를 운용한 적이 있어서..
  • AI 시대에 아직 혼동이 많은 것 같았다. 과도기다.
    • Q&A를 들어보니 다들 고민이 비슷했다. 직군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에 대한 고민이나, 프로젝트 규모가 커짐에 따라 MD 파일 관리가 어려워진다거나.
    • 연사들도 아직 시행착오를 겪고 있어서 명료하게 설명해주지 못한 부분들이 간혹 있었다.
    • AI 코딩에서는 크게 생산/검증 두 축으로 나뉜다. 그리고 무수히 쏟아지는 생산물들을 어떻게 검증할것인가에 대해 많은 조직들이 관심을 쏟고 고민하는 것 같다. 테스트 코드를 어떻게 잘 짤지 등등.
  • 도그냥님의 세션자료도 뒤늦게 접했는데, 최근에 비슷한 고민을 했던터라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한 프로젝트는 모든 구성원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그렇다보니 업무 프로세스를 정형화하는 게 어려웠다. 특히 기획/디자인단에서 개발로 handoff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컸다.
  • 토스 펀더멘탈 미루지 말고 꼭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