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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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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개발바닥에선가 김영한 개발자가 위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것을 보고 눈 여겨 두었다. 효율적인 학습법에 대한 고민이 여느때보다 큰 지금, 적절한 시기에 잘 찾아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자라기에서 '함께'는 협력을 뜻하고, '자라기'는 성장 또는 학습을 의미한다. 즉, 이 책은 협력하여 성장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다. 그렇다면 함께 자라기는 이 책의 부제인 '애자일'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6.Resources/0.Inbox/old/애자일은 철저하게 계획을 수립하고나서야 개발을 시작하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에 반기를 들며 2001년 경에 나타난 개발 방법론 또는 업무 스타일이다. 계획주도 방식의 개발 방법론에서는 개발 초기에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둘수록 이후의 개발 과정이 간편해질것이라 믿는 방법론인데, 애자일은 위 방식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의 프로젝트는 제어할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넘쳐난다. 애자일은 프로젝트 초기에 수립한 계획만으로는 프로젝트 기간 내내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고 믿는다. 따라서 애자일은 짧은 주기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그에 대응함으로써 불확실성을 다룬다.

저자는 학습과 협력을 통해 애자일을 우리 삶 또는 조직의 문화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불확실하다는 것은 목표점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습을 통해 방향을 자주 바꿔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불확실에서 야기되는 무수한 문제들을 협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자라기

짧은 주기로 피드백을 받아서 실수를 교정하며 학습하기

6.Resources/0.Inbox/old/애자일은 학습을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 있어서의 가장 큰 병목으로 여긴다. 그래서 학습 친화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지향한다. 전통적인 방식에서의 개발 과정에서는 피드백 주기가 느리다. 내가 짠 코드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아예 없거나, 몇 달에 걸친 모든 개발 과정이 끝난 후에야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 내가 짠 코드를 몇 달 후에 본다면 그 때는 이미 내가 왜 이런 코드를 짰는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재욱님, 3달 전에 이와 같은 코드를 짜셨는데 왜 이렇게 짜셨어요?' 환장할 노릇이다. 반면에 10분, 1시간, 1일과 같이 짧은 주기로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내가 어떤 것을 잘못 알고 있었는지 올바르게 교정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피드백을 짧은 주기로 받아서 실수나 몰랐단 것을 바로잡을 기회를 얻는 것, 이것이 의도적 수련이고 올바른 학습법이다. ^cc7de0

공항의 보안검사대 조사원은 자신이 업무 중 얼마나 실수를 했는지 끝내 알 수 없다. 오늘 검색대를 통과한 이용객 중 얼마나 많은 범법행위자가 있었는지와 같은 피드백을 받을 수가 없다. 내과 의사 또한 자신의 실수를 굉장히 늦게 알게 되거나 아예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와 같이 피드백이 부족한 환경에서 일하면 수십 년 동안 일을 해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도 변수를 제한하고 실험을 하면서 규칙성과 인과관계를 찾아 전문성을 획득할 수는 있다. ^1cd49c

A,B,C 작업 (곱하기적 사고)

마우스, GUI, 하이퍼텍스트 등의 고안자인 더글러스 앵겔바트는 작업을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한다. A 작업은 조직이 원래 하기로 되어 있는 일을 말한다. B 작업은 A 작업을 개선하는 것을 말하고, C 작업은 B 작업을 개선하는 것이다. 여기서 세 작업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인 B 작업 없이는 효과적인 A 작업은 불가능하다. 또한 조직의 사고방식과 상호 작용 방식을 개선하는 C 작업 없이는 효율적인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없을 것이다. 즉, C의 품질이 B의 품질을 결정 짓고, 나아가 A의 품질까지도 결정짓는다.

가용시간을 늘리고, 쓸데없이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잠자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더하기적 사고라면, 집단의 지능을 높이는 것은 곱하기적 사고입니다. 집단의 지능을 높이면 모든 지적 활동의 효율이 좋아지기 때문에 전반적인 개선(B 작업)이 일어나고, 특히나 개선 작업을 더 잘하게(C 작업) 되겠지요.

두 가지의 실수 문화, 실수 예방과 실수 관리

회사에서의 실수 문화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실수 예방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 요구하는 문화고, 실수 관리는 실수를 저질러도 빠른 조치를 통해 나쁜 결과로 이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문화를 말한다. 그런데, 인간이 실수를 안 저지르는 게 가능이나 할까? 실수 예방 문화의 조직에서는 실수를 한 사람에 대한 비난, 처벌과 실수로 인한 의기소침, 능률저하가 필연적이다. 실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반면 실수 관리 문화의 조직에서는 실수가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지기 전에 협력하여 대응하고, 실수를 공개하고, 실수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배우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즉, 심리적 안정감이라는 것이 실수 관리 문화의 조직에서는 피어날 수 있다. ^34f66c

학습이론에서는 실수가 없으면 학습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는 학습이론의 기본이 되는 토대다. 즉, 직원들에게 실수를 불허하는 실수 예방 조직은 직원들에게 학습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 없다. 실수 관리 조직의 직원들이 학습을 더 잘한다. 위 사실은 실수 관리 조직의 혁신 정도와 수익이 실수 예방 조직보다 높다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2408f6

그런 면에서 자기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살피는 '알아차림(mindfulness)'이 꼭 필요합니다. 메타인지 전략이라고도 하는데, 교육학과 심리학 연구에서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 꼽습니다. 또한 공부를 넘어서서 모든 분야의 전문성에 있어서도 메타인지는 핵심적 요소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함께

협력의 장점 : 추상화 경향

^21b72b

다섯개의 톱니바퀴가 가로로 길게 연결되어 있다. 첫번째에 있는 톱니바퀴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렸을 때 마지막에 있는 톱니바퀴가 어느 쪽으로 회전할지에 대해 묻는 문제가 있다. 위 문제를 혼자서 푸는 경우와 둘이서 풀 경우를 비교 실험하는 연구가 있었다. 문제에서 톱니바퀴의 개수는 3,4,5,6,7,8에서 갑자기 131개로 급상승한다. 위 문제는 패리티 법칙이라는 추상화된 규칙을 찾아내어 마지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혼자서 작업한 경우는 14%만이 추상화 규칙을 찾아냈고, 둘이서 함께 작업한 경우 58%나 추상화 규칙을 찾아낼 수 있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문제를 풀기 위해 마주앉은 두 사람은 허공에 손을 들고 톱니바퀴가 도는 모양을 흉내내며 유추한다. 그러면서 맞은편 사람과 말로 협력을 시도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어느 쪽이 최좌측 톱니바퀴이고 어느 쪽이 최우측 톱니바퀴인지에 대한 개념을 규정하고, 톱니바퀴에 식별 번호를 붙여 구분짓는 시도를 한다. ^cdd34f

이처럼 협력을 위해서는 서로의 다른 시각을 연결해 줄 다리가 필요하고, 그 다리에는 필연적으로 추상화의 요소가 존재한다. 서로 다른 것들을 하나로 묶는 과정에서 일반화된 규칙 또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살펴보았듯, 다른 시각을 가진 두 사람의 협력을 통해 추상화를 높일 수 있다. ^60574e

소프트웨어 공학의 전체 역사는 추상화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특징 지을 수 있다.

^a3d41d

복잡한 현상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켜 나갈 때, 인간 지성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는 추상화다. 실세계의 특정한 대상체, 상황, 과정 간의 유사성을 인식하는 데에서, 그리고 이러한 유사성에 집중하고, 차이점을 일시적으로 무시하는 결정에서 추상화가 생겨난다.

^5a9be3

신뢰를 깎는 공유인가 신뢰를 쌓는 공유인가

조직원 간 신뢰 수준의 정도에 따라서 신뢰 자산이 높거나 작다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이 신뢰 자산이 높은 조직은 커뮤니케이션 효율이나 생산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며 최근 애자일 조직에서는 신뢰 자산을 높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많은 기업에서는 구성원 간 작업물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인터랙션하는 방법을 적극 활용한다. 하지만 이를 잘못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 부지기수다. ^33f3a0

두 명의 디자이너가 각자의 디자인 시안을 1차적으로 공유한 뒤, 상호간의 피드백을 통해 작업물을 마무리짓는 실험이 있었다. 여기서 서로가 시안을 공유할 때 1) 하나만 공유하는 경우와 2) 세 개 중 최고만 공유하는 경우, 3) 세 개 모두를 공유한 경우라는 조건을 두었다. 실험 결과 하나 공유와 최고 공유의 경우 상호간의 신뢰감이 떨어졌다. 반면 세개 공유시 신뢰가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이를 수치화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fea8fd

조건증감수치
복수 공유0.89
최고 공유-1.75
하나 공유-2.11

^d3fc26

하나 공유나 최고 공유의 경우 우리는 기대감보다 불안감을 갖게 된다. '상대가 이걸 보고 못마땅하게 여기면 어쩌지?' 따라서 상대에게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또한 상대의 시안을 보고 솔직한 피드백을 주기도 꺼려지게 된다.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자존감을 헤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bd23b4

복수 공유의 경우 위와 같은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여러 개를 준비했으니 그 중 하나를 두고 뭐라고 해도 나에 대한 공격이 아닌 것으로 너그럽게 수용할 수 있다. 또 평가를 주는 입장에서도 이건 좋지만 이건 별로다 라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복수 공유의 경우가 주어진 시간 중 가장 많은 대화가 오고 갔다. 그리고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는 상호성은 여러 연구에서 신뢰성의 간접 척도로 사용된다. ^a7ab91

객관성의 주관성

아무리 완벽한 이론과 객관적인 데이터로 무장해도 모든 사람을 설득할 순 없다. 그 사람 마음에 안 들면 어떤 이유를 들어서든 반대한다. 감정적 부분이 배제되면 제대로 된 설득이나 소통이 불가능해진다. ^2924ff

탁월한 팀의 공통점 : 심리적 안정감

구글은 뛰어난 팀의 특징을 찾기 위해 2년간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그 연구 결과 중 일부가 공개되었는데 그 중 주목할만한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팀에 누가 있는지(전문가, 내향/외향, 지능) 보다 팀원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자신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훨씬 중요했다.

  2. 5가지 성공적 팀의 특징을 찾았는데, 그중 압도적으로 높은 예측력을 보인 변수는 팀의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tey이었다.

  3. 팀 토론 등 특별히 고안된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개선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심리적 안정감이란, 내 생각이나 의견, 질문, 걱정, 혹은 실수가 드러났을 때 처벌받거나 놀림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