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회고 - 24.05
일본 여행
친구들이랑 다녀온 3박 4일 도쿄 여행 덕분에 마음 한 켠에 충만함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별한 사건 없이 잔잔한 여행이었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평범한 일상에 약간의 특별함만 더해져도 저 친구들이랑은 즐겁게 보낼 수 있음을 확신했다.
두 번의 축제와 마을회 문화
운 좋게도 두 번의 축제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아사쿠사에서의 산자 마츠리. 100대에 달하는 가마가 우렁찬 기합 또는 경쾌한 음악 소리를 내며 엄청난 인파를 뚫고 행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마가 행진하는 종교 문화적인 뒷배경도 흥미롭지만 가마와 가마꾼들의 개성있는 모습과 에너제틱한 부분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 하나의 축제는 시부야 109에서 개최되었던 오하라 마츠리다. 2,000여 명의 사람들이 수십개의 단체로 분류되어서는 각 단체별로 화려한 의상을 갖춰입고, 민요에 맞춰 군무를 펼치며 행진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프로페셔널한 군무는 아니었고, 남녀노소가 한데 어우러진 유쾌한 분위기의 춤사위였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즉석에서 행렬에 어우러져 춤을 출 정도로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끝없이 이어지는 행렬이 감탄을 자아냈다.
두 번의 축제를 겪고 가장 궁금했던 건 '저 많은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모여서 행렬을 이루게 되었을까'라는 점이었다. 일본 살면 하게되는 반장이란 감투라는 글이 내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는데, 일본의 마을회라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추정컨데 아사쿠사 바로 옆 아이스크림 가게가 휴업하고 있던 까닭도 가게 주인이 마을회에 속해서 가마를 메러 가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마을회 문화는 유대인의 종교,민족적 네트워킹 문화 처럼 내게 긍정적으로 비쳐졌다. 한국, 그것도 서울에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꾸준하게 소속감을 주고, 더 나아가 전통적 의의까지 곁들여진 유의미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나 할까? 이렇게 일상적 차원에서 전개되는 문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은 학창시절부터 워낙 소속감을 중요시하는 나라여서, 학창시절 이후에도 마을회처럼 단체생활을 강요하는 문화가 개인주의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폭력적으로 다가오고 이지메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단편적으로만 봤을 때는 좋아 보였다. 그만큼 축제가 인상적이었다.
아키하바라, 취향존중
일행 중에 애니를 특히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아키하바라 여러 매장을 둘러봤다. 놀라웠던 건 정말 다양한 캐릭터의 불필요해 보이다시피한 상품들이 떡하니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런 걸 팔면 돈이 되나..? 잘 되는 모양이었다. 유명한 매장 대부분이 그랬으니깐. 제일 이해하기 힘들었던 건 유희왕 카드 한 장에 500만 원 이라는 가격표가 붙어있는 상황이었다. 힘들게 걸어 올라간 층 전체가 카드를 판매하고 있으면 중얼거리면서 다음 층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곤 했다.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곳이 유독 많았어서 우리끼린 이걸 아키하바라 수련법이라고 명명하고 여행 내내 우스갯소리 했다.)
그렇게 슬슬 지칠 무렵 재미난 경험을 했다. 근처에서 상품을 구경하던 일본인들이 카와이~라고 말하면서 열렬하게 애정을 표현하는것을 목격했다. 당최 어떤 상품이길래 저런 반응이 나올 수 있을까 하면서 기다렸다가 그 제품을 살펴봤는데, 나도 좋아하는 (한국에서는) 마이너한 캐릭터였다. 바로 수긍했다. 그때부턴 이상한 유희왕 카드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도 동지애 같은 게 뿜뿜 생겨버렸다. 그렇게 조금 관대해졌다.
이후 친구들과의 얘기를 통해서도 소수의 취향까지 고려해주는 일본의 캐릭터 상품 시장이 배려심 넘치는 좋은 구조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상이 연상되었다. 일본 영화에는 이상한 캐릭터들이 많은 이유. 우리가 몰랐던 자본주의의 구린 원리가 숨어 있는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것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고 관대함 +1의 이야기로 기억하고자 한다.
일본어는 못하고 영어도 답답하고..
10년 전 후쿠오카 여행때와는 다르게 영어로 대답해주는 일본인들이 많았다. 그런데 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많이 답답했다. 업무특성상 영어는 거의 매일 접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접할 언어이기 때문에 영어를 잘 구사하고 싶은 욕구는 항상 있다. 진지하게 영어 스피킹 학원 등록을 고민해봐야겠다.
네트워킹
원티드 하이파이브
너무 즐거웠고 곱씹어볼 거리들이 많아서 글을 따로 작성하여 정리해두려 한다.
전 직장동료와의 커피챗
전 직장동료와 작은 접점이 생겼는데 이를 놓치지 않고 만남까지 성사시켰다. 나와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곳에서 (디자인) 일을 하고 계시고, 경력도 비슷해서 여러가지 고민을 나누기에 적합한 분이었다. 좋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시간이었다.
책모임
책모임은 내게 (거의)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사교모임이 아닐까 싶다. 대학 시절 2~3년 정도 꾸준히 참석하면서 즐거운 기억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괜찮아 보이는 책 모임을 하나 찾아냈고, 한 달 정도를 염탐 및 고민끝에 참석했으나 앞으로 참석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모임장이 여러모로 뛰어난 사람이라는 점은 알 수 있었으나 다소 공격적으로 느껴졌다. 내 의견에 대한 질문이 '저 사람은 왜 그렇게 생각할까?'와 같은 궁금증에서 비롯된것이라기 보다는 내 생각을 반면교사삼아 자기 주관을 확고히 하려는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북을 가져간 내게 별안간 이북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들을 쏟아낸 것 부터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나도 종이책을 더 선호하는데.. 종이책과 전자책의 읽기 경험을 비교한 책도 읽어볼만큼 관심 있고 어느 정돈 아는데..
물론 위와같이 느낀 상황은 일부였고, 전체적으로는 즐겁게 흘러갔다. 내가 너무 까탈스러운가? 싶기도 한데, 죽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굳이 어울리려 애쓸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모임을 찾아보던가 당분간은 내 할 일 하면서 지내볼 생각이다. 독서모임을 시작하면 만사가 풀릴것이라는 환상이 어느정도 부숴진 것 같다. 오히려 잘 됐다.
to do
- 네트워킹도 좋지만 내 할 일을 우선적으로 하자.
- 진정 하고싶은 게 있다면 회사 코드여도 시간을 쏟자. 적절히 기록하고 글로 남기기만 하면 회사 코드에 들인 시간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 학습한 것을 기록하고 글로 남기자 (이게 제일 중요! 생각만 하고 글로 쓰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 운동하자
학습 KPT
keep
- FE팀에 PR, 코드리뷰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음 (피드백을 통한 성장)
- (개인) rebase를 적극 활용해서 리뷰어를 위한 커밋 히스토리를 쌓기 위한 노력 중
problem
- (개인) 타입스크립트 숙련도에 아쉬움을 느낀다. 더 좋은 방식이 있는데 활용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 (개인) 더 나은 컴포넌트 설계 방식에 대한 고민을 수개월째 미뤄둔 것.
- 4~5월에 일정 회의만 7번은 했던 것 같다. 너무 급변함. 중장기적인 계획의 부재.
- 배포할 때 신경써야할 부분이 너무 많다. 버저닝 및 티켓 관리가 너무 번잡하다.
- 문서화 시급. 개별 페이지에 대한 기획 history도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았는데, 이제 반응형까지 더해지니 감당이 안 된다. -> 실무자가 어디까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건지....
- FE 팀이 스프린트 업무 주기를 체계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보자.
try
- 타입스크립트 공식문서를 살펴보며 챌린지도 수행하자.
- 컴포넌트 설계법에 관련한 영상들을 간단히 살펴본 적이 있었다. 그것들을 글로 정리하며 학습하자.
- JIRA 릴리즈를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일부 배포 프로세스를 자동화해보자
-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은 어떤식으로 문서화하는지 찾아보기. 더 나은 기획안, 요구사항 히스토리 관리법을 고민해보기.
- KPT 보드를 만들어서 몬쓸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기록하자. (우아콘)
